아티스트: Chill Rob G
앨범 타이틀: Empire Crumbles
발매일: 2022년 3월 4일
앨범 평점: 6.5/10
칠 롭 G는 전설적인 힙합 크루 플레이버 크루(Flavor Crew)의 멤버로써 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활동했던 래퍼였다. 그가 1987년에 발매했던 1집 [Ride The Rhythm]은 소스(Source) 선정 힙합 명반 명단에 들어갈 정도로 뛰어난 결과물이었으나, 이후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다. 2000년에 후속작을 녹음하긴 하였으나, 이 또한 2008년까지 공개되지 않았었다. 2000년대에 다른 래퍼들의 작업물에 아주 가끔씩 등장하기도 하였고, 2015년에 싱글을 발매하기도 하였으나, 그를 여전히 활동 중인 래퍼로 인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 그렇게 사실상 잊혀진 노장 들 중 하나가 되던 그가 올해에 22년 만의 복귀작인 [Empire Crumbles]를 낸 것은 퀄리티와 별개로 대부분의 리스너들에게는 그저 반가울 것이다.
일단 이 잊혀졌던 노장의 랩을 뒷받침해주는 비트들은 대부분 뛰어나다. 잘 알려지지 않은 프로듀서 C-독(C-Doc)은 새로운 음악에 적응하려는 시도 없이 전통적인 붐뱁 비트들을 만들었는데, 이는 이 앨범이 80년대에서 90년대에 활동했던 노장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원본에 한층 폭발력을 더한 ‘Power (Remix)’를 제외하고는 크게 눈에 띄는 비트가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프로듀서라는 점과 올드 스쿨을 기반으로 했음에도 크게 올드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의 문제점은 오히려 칠 롭 G의 랩이다. KRS-원(KRS-One) 등의 노장들이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를 뒷받침해 줄 만한 비트가 없다는 쓴소리를 듣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테크닉적인 문제보다는, 그가 노쇠해졌다는 것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의 목소리는 세월을 거치며 매력 있는 중저음에서 괴상한 목소리로 바뀌어 버렸고, 나이 때문인지 호흡 조절 문제와 의도적이지 않게 들리는 비음 등 거슬리는 요소들이 여럿 있다. 앨범에서 유일한 피처링진이자 비슷한 나이대인데도 여전히 강력한 랩을 선보이는 ‘Power (Remix)’에서의 척 디(Chuck D)와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이 앨범은 나름 전설적인 래퍼들 중 하나였던 칠 롭 G의 복귀 앨범이며, 이에 맞는 괜찮은 비트들이 여럿 있었으나 오히려 노쇠해진 칠 롭 G의 랩 때문에 빛이 바랬다. 이와 별개로 이 앨범이 80년대에 나름 입지를 가지고 있던 칠 롭 G의 복귀작임에도 거의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올드 스쿨 힙합이 상당히 무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 중 하나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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