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Eric B & Rakim
앨범 타이틀: Paid In Full
발매 년도: 1987년 7월 7일
레이블: 4th & B Way
장르: 붐뱁
앨범 길이: 45:08
평점: 10/10
힙합이 1970년대에 생겨난 이후, 많은 래퍼들이 생겨났다. 그런 1세대 래퍼들은 이후 래퍼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고, 여러 명반들도 발매하였으나 랩의 테크닉적 면에서는 여전히 기본적인 라임과 플로우만을 사용하며 부족한 면이 있었다. 심지어 라임은 그저 부차적인 요소로 치부되기도 하여 아예 라임을 배제한 곡들도 있었다.
그러나 1987년, 이런 상황을 뒤집어 버린 앨범이 발매되었다. 에릭 비의 혁신적인 디제잉과 프로듀싱과 결합된 라킴의 세련된 플로우와 복잡한 라임 체계는 힙합 씬에 큰 충격을 주었고, 힙합의 전성기로 불리는 골든 에라(golden era)를 본격적으로 열게 되었다.
일단 이 앨범에서 라킴의 랩은 당시 기준으로 보았을 때 매우 혁신적인 것이었다. 메시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문장 끝에서만 1~2음절의 간단한 라임들만을 사용하던 랩 씬에서, 라킴은 문장의 의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한 문장에 여러 라임을 넣었고, 여러 단어들을 조합해 다음절 라임(multisyllabic rhyme)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1986년에 싱글컷되었던 ‘Eric B Is President’의 구절은 최초의 다음절 라임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Say indeed and I'll proceed 'cause my man made a mix/If he bleed, he won't need no Band-Aid to fix). 또한 그는 라임을 맞추기 위해 특정한 단어를 끊는 등의 테크닉을 사용하기도 했다(But he's kicking it 'cause it ain't no half stepping/The party is live, the rhyme can't be kept in-/Side of me). 이런 라임의 혁신을 뒷받침해준 라킴의 세련된 플로우 또한 이후 래퍼들의 플로우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이 앨범은 여러 명곡들을 남기기도 했다. 인스트루멘탈 트랙인 세 곡을 제외하면 모든 곡이 힙합 앤섬으로 분류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여러 유명한 구절들을 남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Eric B Is President’의 인트로 구절(I came in the door, I said it before/I never let the mic magnetize me no more), ‘I Aint No Joke’의 인트로 구절(I ain't no joke, I used to let the mic smoke/Now I slam it when I'm done and make sure it's broke), 그리고 ‘I Know You Got Soul’의 인트로 구절(It's been a long time, I shouldn't have left you/Without a strong rhyme to step to) 등이 있다. 해당 구절들은 다른 래퍼들의 곡에서 여러 번 레퍼런스되거나 샘플링되어 힙합 팬이라면 확실히 한 번쯤은 들어봤을 라인들이 되었다.
이 앨범은 힙합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앨범이다. 이 앨범은 랩을 한 단계 높은 경지로 끌어올렸고, 많은 래퍼들이 랩을 시작하도록 영감을 주었다. 만약 이 앨범이 없었다면 지금의 랩도 없었을 것이라고 할 만하다. 1987년 이후 데뷔한 래퍼들 중 이 앨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인물은 없다는 말이 사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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