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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Hop/Reviews

Black Star - No Fear Of Time (2022) 리뷰

Black Star - No Fear Of Time

아티스트: Black Star (Mos Def & Talib Kweli)
앨범 타이틀: No Fear Of Time
발매 년도: 2022년 5월 3일
레이블: (self-released)
장르: (아마도?) 얼터너티브 힙합
앨범 길이: 33:05
평점: 6/10

야신 베이(Yasiin Bey)와 탈립 콸리(Talib Kweli)로 구성된 랩 듀오 블랙 스타는 앨범 하나만 남기고 활동을 중단했지만, 그들의 유일한 앨범 [Mos Def and Talib Kweli are Black Star]가 힙합 클래식 중 하나로 평가받았고, 그 덕분에 듀오는 힙합 역사상 최고의 듀오들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되었다. 이후 야신 베이는 [Black on Both Sides]와 [The Ectastic] 같은 명반을 포함해 총 4장의 앨범을 냈고, 탈립 콸리는 여러 앨범들을 내며 열심히 활동했었다. 그 동안 블랙 스타로써는 몇몇 싱글만 내었고, 듀오로써의 새 앨범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힙합 역사상 최고의 프로듀서 중 하나인 매들립(Madlib)이 전곡을 프로듀싱한 듀오의 복귀작이 나온다 하자 힙합 리스너들의 기대치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전설적인 듀오의 24년 만에 나오는 복귀작이 [Madvillainy], [Piñata] 등의 걸작을 만든 프로듀서에게 전곡이 프로듀싱되었으니, 리스너들의 기대치는 과장 좀 보태서 올해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복귀작에 사람들이 걸었던 기대치와 비견할 만했다. 그렇게 기대를 모으다가 발매된 이 앨범은 독특하게도 팟캐스트 방송 플랫폼인 루미네리(Luminary)를 통해 독점 발매되었고, 이에 대해 리스너들은 끔찍한 앨범 발매 방식이라며 비판했다. 그래도 그들의 팬이었던 사람들은 이 앨범만을 위해 루미네리에 가입하기도 했다. 과연 이 앨범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앨범은 이 앨범만을 위해 루미네리에까지 가입할 만한(당연히 무료도 아니다) 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모스 데프와 탈립 콸리 각자의 커리어에서 좋지 않은 앨범으로 남을 앨범으로 들린다. 가장 큰 문제는 매들립의 실망스러운 프로덕션이다. 블랙 스타라는 거물과의 합작인 만큼 최고의 비트들을 제공했어야 했을텐데, 이상하게 이 앨범의 비트들 중 귀에 감기는 비트들은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에 취한 듯한 분위기)trippy한 분위기를 줄려고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비트들이 모두 지루하고 늘어지는 느낌을 준다. 마치 원하지 않았던 합작 때문에 자신의 평균 이하인 미공개 비트들을 사용한 느낌이다. 게다가 ‘My Favorite Band’ 등에서는 이미 다른 곡에서 사용됬던 비트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앨범 전체가 9곡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이런 점들은 치명적이다.

상태가 이상한 비트들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랩이다. 매들립이 의욕 없는 듯한 프로덕션을 선보인 것처럼, 랩에서도 열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야신 베이와 탈립 콸리 모두 블랙 스타의 재결합을 크게 원하지 않았지만 떠밀려서 앨범에 쓰기 위해서 대충 랩하는 느낌이다. 특히 야신 베이의 랩은 심각한데, 랩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을 전혀 주지 못하며, 자신의 특유의 음색을 살릴려고 했던 것인지 앨범의 trippy한 분위기에 맞춰가려고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함의 극치를 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블랙 쏘웃(Black Thought)은 최고의 래퍼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앨범에서는 야신 베이처럼 노력하지 않는 느낌을 준다. 여전히 사회의식적인 가사도 앨범의 퀄리티를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앨범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귀에 잘 감기지 않는 단조로운 비트들과 상태가 좋지 않은 랩 때문에 이 앨범은 33분 밖에 안 되는데도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모든 면에서 퀄리티가 최악인 망작 정도는 아니지만, 크게 실망스러운 앨범임에는 틀림없다. 위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듯이 모두 억지로 참여한 느낌으로, 이 때문에 앨범에서 크게 번뜩이는 순간 없이 흘러가는 느낌만 준다. 이 앨범은 차라리 믹스테잎에 더 가까울 정도이며, 루미네리에 단독 공개할 만한 가치가 전혀 없다. 이 앨범을 들은 이후로, 블랙 스타의 이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