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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Hop/Reviews

Black Thought & Danger Mouse - Cheat Codes (2022) 리뷰

Black Thought & Danger Mouse - Cheat Codes

아티스트: Black Thought, Danger Mouse
앨범 타이틀: Cheat Codes
발매 년도: 2022년 8월 12일
레이블: BMC
장르: 얼터너티브 힙합, 붐뱁
앨범 길이: 38:19
평점: 8.5/10

이 앨범의 발매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기대가 모아졌었다. 각각 더 루츠(The Roots)에서의 활동과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합작으로 좋은 커리어를 쌓아왔고, 둘 다 대부분의 작업물이 평타 이상은 치며 '믿고 듣는 아티스트'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런 더 쥬얼즈(Run The Jewels), MF 둠(MF DOOM), 조이 배드애스(Joey Bada$$), 래퀀(Raekwon), 콘웨이 더 머신(Conway The Machine) 등 씬의 거물들이 참여한 피쳐링진이 공개되었을 때 리스너들에게 이 앨범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올해의 앨범' 후보들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었다. 또한 선공개곡 'No Gold Teeth', 'Because', 그리고 'Aquamarine' 모두 호평을 받으며 기대치는 높아졌고, 런 더 쥬얼즈와 에이셉 라키(A$AP Rocky)가 참여한 'Strangers'를 선공개한 것을 마지막으로 8월 12일에 이 앨범은 발매되었다.

일단 데인저 마우스의 프로덕션은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즈음에 나온 소울을 샘플하여 빈티지한 느낌을 주었다. 마치 듀오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곡들의 공식 오디오에 등장하는 70년대 풍의 영상을 음악으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다. 또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주기도 하는데, 점점 고조되며 극적인 분위기를 주는 'Aquamarine'가 대표적이다. 또한 네오 붐뱁의 대가인 콘웨이 더 머신(Conway The Machine)이 참여한 'Saltwater'에서는 그가 소속된 그리셀다(Griselda)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실 그의 비트메이킹 실력은 이미 검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뛰어나기 때문에, 이 앨범의 비트들의 퀄리티에 대한 의심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봐도 된다.

데인저 마우스가 뛰어난 비트들을 선사하는 동안, 블랙 쏘웃도 기대치에 걸맞을 만한 랩을 선사한다. 물론 몇몇 평단들이 지적했듯이 'The Darkest Part' 등의 트랙에서는 마이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서 랩을 하는 느낌을 주어 의문을 주기도 하나 앨범의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의도적인 산물이라고 할 만하다. 그의 중후한 목소리는 항상 리스너들에게 압도되는 듯한 감정을 주고, 그의 가사는 리릭시스트로 소문난 그답게 매우 깊어서 가끔씩은 마치 교수의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최근 활동하는 래퍼들 중에 그와 같은 가사를 쓰는 래퍼들이 별로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또한 리스너들의 기대를 모았던 피처링진들도 앨범에 기여하는데, 싱어인 딜런 카트리지(Dylan Cartlidge)와 마이클 키와누카(Michael Kiwanuka)는 각각 'Because'와 'Aquamarine'에 코러스로 참여해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래퍼들도 기대치에 걸맞게 뛰어난 벌스를 선보이는데, 특히 'Strangers'의 특이한 비트 위에서 과격한 랩을 쏟아내는 킬러 마이크(Killer Mike)와 'Because'에서 특유의 음색으로 독특한 벌스를 선보이는 러스(Russ)가 돋보인다. 또한 최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MF 둠(MF DOOM)의 'Belize'에서의 벌스는 앨범의 베스트 벌스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할 수 있다. 이렇게 게스트들의 활약이 돋보이기는 해도 블랙 쏘웃은 대부분의 경우에도 게스트들에게 가려지기는 커녕 압도하는 느낌까지 주어 주객전도 같은 현상은 자연스럽게 피해가게 된다. 다만 빈티지한 비트와 블랙 쏘웃의 랩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 앨범의 베스트 트랙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던 'The Darkest Part'에서의 래퀀(Raekwon)의 벌스는 조악한 음질과 비트에 가려지는 듯한 랩으로 아쉬움을 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앨범은 완벽히 기대치를 충족했다. 최고의 엠씨와 프로듀서가 콜라보한 결과물은 최고의 앨범이 되었고, 의도적인 산물이라 해도 가끔씩은 너무 작은 블랙 쏘웃의 목소리를 제외하면 흠잡을 데가 거의 없는 작품이다. 비록 이 앨범은 엄청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타입의 앨범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도 가사적으로도 뛰어난 앨범으로, 현재까지는 충분히 올해의 앨범 후보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