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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u The Damaja - The Sun Rises In The East (1994) 리뷰

신민트 2022. 8. 27. 17:17
Jeru The Damaja - The Sun Rises In The East

아티스트: Jeru The Damaja
앨범 타이틀: The Sun Rises In The East
발매 년도: 1994년 5월 24일
레이블: Payday Records
장르: 붐뱁
앨범 길이: 39:33
평점: 9/10

당연히 갱 스타(Gang Starr)가 더 유명하겠지만, 연관된 아티스트들을 모은 힙합 콜렉티브 갱 스타 파운데이션(Gang Starr Foundation)에도 여러 쟁쟁한 래퍼들이 있었다. 그 중 제루 더 다마자는 특기할 만한 존재였는데, 갱 스타의 ‘Im The Man’에 피처링해 데뷔한 이후 DJ 프리미어(DJ Premier)의 손길이 닿은 2장의 앨범(이후에 인디로도 앨범을 발매함) 발매했던 그는 의심의 여지 없이 갱스타 파운데이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래퍼들 중 하나였다. 그런 그가 냈던 앨범들 중에서 가장 뛰어났던 앨범은 현재는 힙합 클래식으로 평가받는 [The Sun Rises In The East]일 것이다(후속작인 [Wrath of the Math]도 거의 동등하게 뛰어나긴 하다).

일단 이 앨범이 힙합 클래식으로 평가받게 한 가장 큰 요소는 DJ 프리미어의 프로덕션일 것이다. 역대 최고의 프로듀서로 평가받기도 하는 그의 기량이 정점에 달했을 때 만든 비트들인 만큼, 이 앨범의 비트들은 하나같이 흠잡을 데 없이 뛰어나다. 이 앨범의 비트들은 지펑크(G-Funk)의 영향을 받은 듯한 ‘Mental Stamina’를 제외하면 모두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이고, 또한 DJ 프리미어의 시그니처격인 2마디 루프를 돌리고 턴테이블 리릭으로 코러스를 처리하는 모습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샘플도 어두운 편인데, 피아노 샘플을 톤 다운한 느낌의 ‘D Original’, 호러 영화같은 느낌의 샘플을 사용한 ‘You Can’t Stop The Prophet’, 다큐멘터리 OST 같은 분위기의 ‘Aint The Devil Happy’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 앨범에서의 최대 관심거리는 비트지만, 제루 더 다마자도 이에 걸맞는 랩과 가사로 화답한다. 특유의 음절 끊기로 대표되는 그의 스타일은 이후에도 그의 시그니쳐로 남았고, 실제로 앨범을 듣다보면 단어를 독특하게 끊어 있는 부분들을 쉽게 캐치할 수 있다. 그의 가사는 다분히 논쟁적이고 사회적인 소재를 공격적이면서도 지적이게 다루는데, 백인들을 악의 존재로 간주하는 가사의 ‘Aint The Devil Happy’ 등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이 앨범은 DJ 프리미어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느낄 수 없는 분위기를 주는 작품이다. 특유의 로우한 비트와 제루 더 다마자의 악랄하면서도 지적인 스타일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고, 이는 이 앨범을 영원히 기억될 붐뱁 클래식으로 만들었다. 비록 인지도는 비교적 적을 지 몰라도, 이 앨범은 어떠한 동부 힙합 명반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 앨범이 로우한 힙합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