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 DOOM - Operation: Doomsday (1999) 리뷰
아티스트: MF DOOM
앨범 타이틀: Operation: Doomsday
발매 년도: 1999년 10월 19일
레이블: Fondle Em Records
장르: 얼터너티브 힙합, 붐뱁
앨범 길이: 58:21
평점: 9/10
최근에 사망한 언더그라운드의 상징적 래퍼 MF 둠은 자신이 빌런으로써의 컨셉을 굳히기 전에 이미 파란만장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커리의 시작은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 등의 영향을 받은 듯한 유쾌한 힙합 그룹 KMD의 멤버로써였고, 그룹으로써 [Mr Hood]라는 괜찮은 수작을 발매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Black Bastards]를 발매하려던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동생이자 그룹의 멤버였던 DJ 서브락(DJ Subroc)의 죽음과 레이블의 앨범 발매 거부라는 두 가지 악재를 맞이하며 결국 한동안 음악 활동을 멈추며 잠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한 카페에서 랩을 하며 나타난 그는 음반 업계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스스로 슈퍼빌런이 되었고, 그렇게 1집 [Operation: Doomsday]를 발매하게 되었다. 일단 KMD 시절과 이 앨범에서의 둠의 스타일은 엄청나게 다르다. KMD 시절에는 유쾌한 하이톤의 래핑과 긍정적인 가사를 선보였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이 앨범에서의 그는 거친 중저음의 목소리로 난해한 가사를 뱉고 있다. 이후의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요소들은 이 앨범에서 거의 다 이미 정립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의 워드플레이도 돋보이는데, ‘Rhymes Like Dimes’가 그의 워드플레이들(Classical slapstick rappers need Chapstick, So I give 'em something to remember like the Alamo)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트랙이다. 또한 대부분의 리스너들에게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각인되었을 복잡다단한 라이밍도 이후만큼 빽빽하진 않을 뿐, 이 앨범부터 충분히 캐치할 수 있다. 앨범의 전체적인 프로듀싱도 톡톡 튀던 [Mr Hood]와는 정반대이고, [Black Bastards]에서의 모습과 그나마 비슷하다. 하지만 자신이 셀프 프로듀싱한 비트들은 자신이 슈퍼빌런의 길을 걷기 시작하기 전에 사용했던 비트들과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 20세기의 발라드 트랙들을 활용했지만, 둠은 샘플링을 통해 부드러움을 교묘하게 제거하고 자신의 컨셉에 어울리는 어두운 비트로 만들어버린다. 샘플에 거의 손대지 않았음에도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를 주는 ‘Doomsday’가 대표적이다. 또한 이후에 더 많이 사용하게 될 만화영화 OST 샘플들도 사용했는데, 특이하게도 인기 있던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쿠비 두(Scooby Doo)의 샘플을 활용한 ‘Tick Tick’이 대표적이다.
이 앨범은 이후 둠 앨범들에 비하면 음질이 더 조악하고 로우하며, 피처링 아티스트들의 랩도 살짝 조잡한 느낌이 난다. 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조악한 느낌을 주는 요소들이 이 앨범은 컬트 클래식(cult classic)으로 평가받게 만드는 데 공헌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둠은 죽음 전까지 여러 명반들과 수작들을 발매하게 될 것이고, 이 앨범은 그의 방대한 커리어의 사실상 시작에 불과하다.